태풍의 눈

태풍은 저기압의 일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은 일반 저기압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태풍의 눈이 대표적이다. 일반 저기압 중심에서는 상승 기류가 지배하지만, 태풍의 중심부에서는 강한 상승 기류 속에 약한 하강 기류가 나탄나다. 이 약한 하강 기류 때문에 구름이 사라져, 위성 사진으로 보면 이 부분만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 중심부를 태풍의 눈이라 부른다.

결국 태풍의 눈은 중심부의 약한 하강 기류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 약한 하강 기류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 우선 태풍의 구조부터 살펴보자.

출처: http://blog.daum.net/starynights/26

이 그림을 보면, 태풍 주변부에서 바람이 들어와 위쪽으로 빠져나가고, 그 일부가 중심부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을 따라가 보자.

주변부에서 바람이 중심으로 들어갈 때 바람의 속력은 점점 증가한다. 이는 각운동량 보존법칙 때문이다. 각운동량은 회전의 중심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와 선운동량(질량과 속도의 곱)의 곱으로 계산된다. 식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L = r x m x v
(L: 각운동량, r : 중심거리, m : 질량, v : 속도)

그런데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중심거리 r 이 작아진다. 질량 m 은 일정하므로, 각운동량 L 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속도 v 가 증가해야 한다. 따라서 바람의 속력이 점점 빨라지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이 예는 피겨 스케이터의 회전이다. 팔을 벌리고 있다가 팔을 가슴으로 끌어 안으면서 회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바람이 안쪽으로 계속해서 들어가는 이유는 기압경도력과 전향력 및 마찰력의 영향이다. 태풍도 저기압이기 때문에 기압경도력은 안쪽을 향한다. 기압경도력만 있다면 그대로 중심을 향하겠지만, 전향력과 마찰력의 영향으로 안쪽으로 회전하면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회전하는 물체는 원심력을 받게 된다. 이 원심력은 공기를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게 하지만, 속력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여전히 나선을 그리며 중심을 향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각운동량 보존 법칙 때문에, 중심거리가 짧아질수록 속력은 증가한다. 따라서 어느 지점이 되면 기압경도력과 원심력이 평형을 이룬다. 이 때, 해상에서의 마찰력은 다른 두 힘에 비해 충분히 작아 무시할 수 있고, 태풍이 적도 근처에서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전향력 역시 무시할 수 있다. 결국 중심거리가 짧아져 속력이 충분히 커지면 기압경도력과 맞먹을 정도의 원심력이 발생하여, 바람은 중심을 향하지 않고 그 거리에서 원운동을 하며 상승한다. 공기가 상승하면 구름이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구름들이 태풍의 벽이다.

구름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수증기가 응결한다는 것이다. 수증기가 응결하면 잠열을 방출한다. 이 잠열은 태풍의 벽 내부 공기의 온도를 올려, 이 공기들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결과적으로 벽 상공의 공기는 동일 고도에 있는 벽에서 떨어진 공기의 기압보다 높아진다. 따라서 태풍 꼭대기에서 바람은 벽으로부터 벽 주변으로 불고, 그 중 일부는 벽 안쪽으로 들어가 중심부의 하강기류를 형성한다.

아울러 벽 내부의 상승 기류가 대류권계면에 다다르게 되면, 기온이 역전되어 절대 안정층을 이루고 있는 성층권으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양 옆으로 퍼져나가, 마찬가지 현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공기가 원운동을 하며 상승하면,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대신 운동에너지는 감소하여 속력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원심력도 작아지기 때문에 태풍의 바닥에서는 벽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던 공기가, 꼭대기에서는 벽 안쪽으로 일부 들어간다.

이런 이유들로 벽 안쪽으로 진입한 공기가 태풍의 중심부에서 하강 기류를 형성하여, 태풍의 눈이라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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