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결이 바람 될 때 > 를 읽고...


평소 죽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나보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딱해 보였는지, 책 한 권을 내밀었다. 꼭 읽어보라고... 이래저래 바로 읽지는 못하다가, 한참이 지난 후 읽어보았다.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흐름출판 

책은 크게 2 부로 구성되어 있다. 1 부에는 저자가 의사가 되서 성공하고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렸고, 2 부에는 죽음에 맞딱뜨리고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적어 놓았다.

1 부에서의 내용은 거의 자기 자랑이었다. 마치 2 부에서의 반전을 위한 장치처럼. 이 책의 실질적인 내용은 2 부에 있다.

사람이 살면서 죽음과 대면했을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 지은이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폴 칼라니티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그 주변인들의 태도 또한 그러한 태도를 훌륭하게 평가했다. 의사로서 살아가기에는 자신이 가진 질병이 부담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지은이의 태도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아마 아내도 이 말을 내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지은이가 복직하기 전에 담당의와 의논을 한다. 복직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지식을 활용한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할지. 이 때의 논의를 보면 마치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하면 인생의 패배자인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지은이의 가치관이야 그럴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직종으로 새롭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나쁘게 평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어쩌면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았다면 자신의 가족과 함께 그리고 주변인들과 함께 더 잘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자신의 의지가 좌절된 삶이라고 생각해 불행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읽으면서 지은이의 의지와 태도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다른 삶을 선택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아울러 책을 읽으면서 받은 감동은 별개로, 죽음을 마주하고 삶의 길을 바꾸어 걸어가는 사람들의 선택이 폄훼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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