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Telecom < UO 스마트빔 레이저 > 사용 후기

오랫동안 피코 프로젝터에 관심만 가지고 있다가, 드디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사용해 본 피코 프로젝터는 SK Telecom <UO 스마트빔 레이저> 이다. <UO 스마트빔> 시리즈가 있는데, 그 중의 <UO 스마트빔 레이저>(이하 <레이저>) 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레이저를 이용하는 프로젝터이다.

이 제품을 받아보고 처음 든 느낌은 '와~~ 정말 작다!' 였다. 크기가 5.5x5.5x5.5(cm) 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실물은 훨씬 작았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3x3 큐브보다도 작았다.

일단 받아보자 마자, 시험해 보았다. 전원 버튼을 5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전원이 켜지면서 화면에 HDMI 나 Miracast 로 연결하라는 말이 나온다. 갤럭시 노트 3 를 가지고 'Screen Mirroring' 을 활성화시켜 <레이저> 에 연결을 시도했는데, 곧바로 연결이 되면서, 스마트폰의 화면이 그대로 프로젝터 화면에 비춰졌다. 주변 조명이 그대로였던 탓에 화면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간단히 시험해 보고 나서, 내부 구성물을 살펴보았다. 구성물에는 프로젝터 본체, USB 케이블, 5V-3A 충전기, MHL 케이블, 5핀-11핀 젠더, 설명서가 각각 하나씩 들어있었다.

<레이저> 는 무선 연결 방식과 유선 연결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무선 연결방식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위에서 설명한 'Miracast' 이고, 다른 하나는 'DLNA' 이다.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라면 Miracst 와 DLNA 가 각각 지원되고, iOS 계열이라면 DLNA 로 AirPlay 가 지원된다. iOS 계열을 쓰지 않아, iOS 계열의 DLNA 는 시험해 보지 못했다. 노트북의 경우에도 Miracast 를 지원을 한다면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Windows 8 부터는 OS 자체에서 Miracast 를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고, Windows 7 의 경우 Intel WiDi 를 설치하면 된다. 단, Intel WiDi 지원여부는 사용된 CPU 와 무선칩셋에 따라 다르다.

스마트폰의 경우 Miracast 나 DLNA 연결은 매우 쉽게 이루어진다. 반면에 노트북의 경우 연결이 진행되다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의 경우에는 Windows 7 에 Intel WiDi 를 설치해서 쓰고 있는데, 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레이저> 의 전원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러 Miracast 와 DLNA 를 전환할 수 있는데, DLNA 로 전환했다가 다시 Miracast 로 돌아오면 연결이 원활히 이루어졌었다. 혹시나 필자의 경우처럼 노트북으로 <레이저> 에 연결해서 쓰고자 한다면 이 방법을 기억해 두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노트북으로 연결이 잘되지 않는다면 <레이저> 의 전원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러 DLNA 로 전환한 후, 다시 두 번 눌러 Miracast 로 전환하여 연결하도록 하자.

보통 Miracast 로 연결했을 때 약간의 지연 현상이 있는데, <레이저> 의 경우에는 이 지연 시간이 매우 짧았다. 실시간으로 게임을 하더라도 거의 지장이 없었다.

유선 연결 방식은 MHL 과 HDMI 를  지원한다. MHL 을 이용하면 스마트폰들은 연결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동봉된 케이블로는 인식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젠더를 활용하자. 필자가 쓰고 있는 갤럭시 노트 3 는 동봉된 케이블로는 인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역시 동봉된 5핀-11핀 젠더를 이용하면 문제없이 노트 3 의 화면을 <레이저> 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유선 연결을 하면 당연히 지연 현상은 없다. 노트북의 경우에는 HDMI 를 포트를 이용하면 유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레이저> 를 쓰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원하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지 영상을 투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천장에 투사하고, 누워서 영상을 보는 느낌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정말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레이저> 를 볼 수 있는 실제 환경을 시험해 보았다. <레이저> 의 밝기는 60 ansi 이다. 이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레이저> 는 밝은 편이 아니다. 피코 프로젝터이니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보니 조명이 켜져 있는 방에서는 화면이 흐려서 영상을 보기가 힘들었다. 아주 밝은 색상들만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어두운 영상일수록 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조명을 끄고 어둡게 만들 수 있다면 바로 홈씨어터를 경험할 수 있다. 화면의 크기는 3 미터 정도 떨어져서 영상을 투사하면, 2.8 미터 정도의 벽면 폭 전체를 채울 정도이다.

하지만 낮에는 조명을 끄고 커텐을 치더라도 화면을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커텐도 일반 커텐보다는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암막을 설치하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어두운 밤이나, 낮이더라도 암실이면 <레이저> 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저> 는 HD 해상도(1280x720) 을 지원한다. 다른 피코 프로젝터들이 SD 해상도(640x480) 을 지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경우 해상도가 이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화면이 제대로 보일까 의구심이 있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연결을 했을 때, 이런 걱정은 말끔히 해소되었다. 갤럭시 노트 3 의 경우 1920x1080 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에 그 화면이 깔끔하게 나타났다.

노트북에서는 1600x900 의 해상도를 쓰는데, <레이저> 에 연결하면 <레이저> 의 해상도인 1200x720 으로 노트북의 해상도가 바뀌었다. 연결할 때마다 화면 해상도가 바뀌면서 바탕화면의 아이콘이 흐트러지는데, 이것이 싫다면 '디스플레이 복제' 모드가 아니라 '디스플레이 확장' 모드를 쓰자. 이렇게 하면,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므로 노트북의 해상도는 변경되지 않는다. 물론 <레이저> 에서 화면을 보려면 해당 창을 <레이저> 화면으로 옮겨주어야 한다.

이런 저런 설정을 시험하는 가운데, <레이저> 가 갑자기 꺼지는 일이 있었다. 알고 봤더니, <레이저> 는 입력이 5 분여정도 없으면 저절로 전원이 꺼지는 기능이 있었다. 참고하기 바란다.

<레이저> 는 영상의 포커스를 알아서 맞춰준다. 스크린이나 벽면에 쏘기만 하면 포커스를 알아서 잡아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체로 <레이저> 의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밝기가 60 ansi 이기 때문에, 낮에는 암실이 아니라면 아무리 조명을 다 끄더라도 자연광 때문에 쓰기 힘들었다.

<레이저> 는 1W 의 내장 스피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보다 성능이 좋은 외부 스피커에 연결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외부 스피커에 연결하는 기능이 없다. 외부 스피커 포트나 블루투스 기능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런 기능은 없었다.

그리고 내장 스피커의 출력이 렌즈 뒷부분으로 이루어지는지, 천장에 투사할 때 소리가 뭉개지는 현상이 있다. 천장에 투사할 때는 골격만 있는 받침대에 <레이저> 를 올려 놓아야 이런 현상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계속 듣다 보면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누워서 보는 맛을 알아버린 이상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자그마한 본체의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팬이 같이 들어 있는 것 같은데, 이 냉각팬의 소리가 꽤 크다. 극장 맨 뒷자리에서 듣는 영사기 느낌이랄까 ?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기시작하면 크게 인식되지는 않지만, 꽤 큰 편이다. 좋게 생각하면 진짜 극장 영사기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 ^^

프로젝터들의 유용한 기능 중의 하나인 키스톤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그래서 꼭 <레이저> 를 스크린에 수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면의 위, 아래가 크기가 달라진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노트3 를 연결해 놓고, '인터넷' 앱으로 인터넷 동영상을 보는 도중에 동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보려고 하니 갑자기 '지원되지 않는 동영상' 이라는 오류 메세지가 나타나면서 재생되지 않았다. 혹시나 했는데, <레이저> 를 끊고 해보니 문제없이 재생이 되었다. 다시 한 번 <레이저> 에 연결하면 역시 재생되지 않았다. 이것이 노트3 의 문제인지 아니면 <레이저> 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불편한 부분이다.

<레이저> 는 전원 연결없이도 쓸 수 있는데, 최대 가능 시간은 2 시간이다. 짧은 영화라면 가능하겠지만, 긴 영화라면 불가능한 시간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닌듯하다. 조금이라도 긴 동영상을 재생하고자 한다면 외부 전원을 반드시 준비해야한다. 자체 충전기 뿐만 아니라 노트북  USB 포트도 가능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다. 조금 신기하기는했다. 4 시간 충전해서 2 시간만 쓸 수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충전속도보다 방전속도가 빠른거 아닌가? 그러면 외부전원을 연결하더라도 결국 방전되는 것은 아닐까 ?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튼 조금 신기했다.

Miracast 와 DLNA 모드를 전환하기 위해 전원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러야 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CASTPRO 같은 경우에는 버튼 조작 없이 Miracast 와 DLNA 그리고 Airplay 를 동시에 지원한다. 어쩌면 전원을 끄고 켜지 않아도 초기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점일 수도 있다.

끝으로 머리핀같은 것을 꼭 준비해 두도록 하자. 사용하다 보면 <레이저> 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리셋 스위치를 눌러야 한다. 리셋 스위치는 가느다란 핀으로 누르게 되어 있어, 머리핀같은 것을 꼭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은근히 자주 먹통이 되니 정말 꼭 준비해 두자.

쓰고 보니 아쉬운 점을 너무 많이 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노트 3 의 '지원되지 않는 동영상' 만 빼고는 무시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이런 분들께 <레이저> 를 추천하고 싶다. 캠핑을 자주 하거나, 집에 암실을 만들 수 있고,  작고 가벼운 프로젝터를 원한다면 단연코 <레이저> 를 써보기 바란다. 후회하지 않는다.

얼른 누워서 영화 한 편 봐야겠다.

// ----- 2016/02/19
<레이저> 자체에 소리 크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전원 버튼을 천천히 한 번 누를 때마다 소리가 커진다. 최대로 커진 상태에서 한 번 더 누르면 묵음 상태가 되고, 다시 누르면 소리가 다시 커진다. 다만 이 기능은 외부 기기와 아직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때에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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