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끝을 찾아서 > 를 읽고...

<우주의 끝을 찾아서> 의 저자 이강환은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의 K 박사로 알려져(?) 있다. 가끔 EBS 에서도 보이는데 목소리만 들었을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

각설하고, <우주의 끝을 찾아서> 는 최근 가장 핫한 우주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90 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주는 미래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예측되었다. 첫째는, 팽창하다가 어느 시점부터 수축하여 결국에는 하나의 점에 모이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팽창 속력은 줄어들지만, 계속해서 팽창하는 것이다. 끝으로 셋째는, 팽창 속력이 줄어들다가 일정하게 팽창하는 것이다.

어쨌든 세 가지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감속 팽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90 년대 후반의 초신성 Ia 에 대한 연구는 이 세 가지 모두가 틀렸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 우주는 가속 팽창한다가 그 대답이다. 다시 말해서 우주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팽창할 것이고, 결국에는 열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런 결론이 나올 수 있었을까 ?

천문학은 간단히 말해 천체까지의 거리를 재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천체의 거리는 지구 공전때문에 나타나는 연주 시차를 측정해서 재고, 이보다 먼 거리에 있는 천체의 거리는 I 형 셰페이드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를 이용해서 측정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천체의 경우 Ia 형 초신성을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한다.

바로 이 Ia 형 초신성을 이용해서 거리를 재는 과정에서 우주가 가속 팽창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같은 거리에 같은 밝기의 천체가 두 개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한 천체를 뒤로 이동시키면 두 천체의 밝기는 달라진다. 뒤쪽으로 옮긴 천체의 밝기가 어두워진다. 이 현상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주의 팽창 속도를 기존의 이론에 맞춰 계산했을 때의 Ia 형 초신성의 밝기와 실제 밝기를 비교한 것이다. 만약 이 둘이 같다면 기존의 이론이 맞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둘 중의 하나는 틀리게 된다. 실제로, 이론으로 예측한 밝기보다 관측한 Ia 형 초신성의 밝기가 더 어두웠다. 이것은 Ia 형 초신성이 예상보다 더 멀리 있다는 뜻이다. 결국 우주가 더 빨리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 는 이 과정을 더 자세히, 그리고 더 쉽게 풀어 놓았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들을 곁들여 재미까지 더했다. 특히 과거 '컴퓨터' 라 불리던 여성들에 대한 일화와 여성 과학자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던 지도교수가, 나중에 그 여성 과학자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 밝혀졌을 때, 마치 자신은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고 떠들고 다니는 일화는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과학계의 어두운 모습을 잘 보여준다. 물론 저자는 과학계, 특히 천문학계 문화의 좋은 점도 소개한다. 바로 공유이다. 어느 천문대의 망원경이라도 신청서를 접수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하고, 또한 그렇게 관측한 자료들은 1 년의 우선 사용 기간이 지나면, 모두에게 공개한다고 한다. 그리고 물리학과 천문학사이의 묘한 긴장 관계도 보여준다. 물론 저자는 천문학자이니, 어느 쪽 편을 들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

<우주의 끝을 찾아서> 는 특별히 천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재미있는 소설책 읽듯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내용도 주제별로 짧게 구성되어 있어, 쉬엄 쉬엄 읽기도 좋다. 평소 우주론에 대해서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반드시 읽어야 할 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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