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적경과 위치 쉽게 알아내기

지구과학을 공부할 때 만나게 되는 가장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천구이다. 그 중에서 별의 적경을 계산하고, 시간에 따라 하늘에서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머리가 뽀개질 지경이 된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까닭은 적경은 천구의 적도면을 기준으로 하고, 하늘의 위치는 관측자의 지평면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 차원 입체 천구 속에서 서로 교차하는 두 개의 평면을, 머리 속에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고, 게다가 종이 같은 것에 그린다 하더라도 워낙 선들이 많아지니 복잡하기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그럼 이대로 주저앉아서 머리가 빙빙 돌다 뽀개지기를 기다려야 하는가 ? 그래야 한다면 이 글을 쓰고 있을까? ^^

원리는 간단하다. 하나의 평면에 방위와 적경을 모두 나타내면 된다. 너무 간단한가 ? 계속 나아가보자. 그렇다면 지평면과 적도면, 두 개의 평면 중에 어떤 평면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을까 ? 관측은 관측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평면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음 그림은 지평면과 적도면을 하나로 합쳐 나타낸 새로운 관측자의 하늘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북쪽이 위쪽이 아니라 남쪽이 위쪽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천체가 동쪽에서 떠서 남쪽 하늘을 거쳐 서쪽으로 지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 지평선은 하늘에 떠 있는 천체와 이미 지고 보이지 않는 천체를 가르는 기준이다. 곧 지평선보다 위쪽(남쪽)에 있는 천체는 하늘에 떠 있는 것이고, 지평선보다 아래쪽(북쪽)에 있는 천체는 이미 지고 보이지 않는 것이다.

끝으로 각 방위별로 표시되어 있는 시간은 태양의 위치를 뜻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 자체가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각이 정오(오후 12시)라면 태양은 남쪽 하늘에 위치해 있는 것이고, 오후 6시라면 태양은 서쪽 지평선에 걸려 있는 것이다.

이제 여기에 적경을 적용해 보자. 적경을 알기 위해서는 춘분점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춘분점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항성시를 알거나 절기를 알면 된다.

먼저 항성시부터 살펴보자.  항성시는 남점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잰 춘분점의 시간각이다. 예를 들어, 항성시가 6시라면 춘분점은 서쪽 하늘에 걸려 있는 것이다. 왜냐하며 남점(12시)으로부터 6시만큼 시계방향으로 이동하면 서쪽 하늘(18시)이 되기 때문이다.

때때로 항성시는 남중한 별의 적경으로도 주어지는데, 이것은 적경이 춘분점으로 반시계방향으로 측정한 시간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중한 별의 적경이 6시라면, 이 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6시만큼 이동하면 춘분점이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절기를 살펴보자. 절기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정해진다. 예를 들어, 춘분이라면 태양이 춘분점에 있는 것이고, 하지라면 하짓점에, 추분이라면 추분점에, 동지라면 동짓점에 태양이 위치해 있는 것이다.

결국 절기를 알고 현재 시각을 알면 춘분점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이 하짓날이고 현재 시각이 오후 6시라고 하자. 앞서 말했듯이 시간은 곧 태양의 위치이다. 따라서 오후 6시라면 태양은 서쪽하늘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짓날이기 때문에 태양의 위치는 곧 하지점의 위치가 되고, 하지점은 춘분점으로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6시만큼 떨어져 있으므로, 춘분점은 지평선 아래 북쪽에 위치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적경을 계산해 보자. 예를 들어, 어느 동짓날 자정에 떠오르는 별이 있다. 이 별의 적경은 얼마일까 ?

이미 말했듯이 적경을 알기 위해서는 춘분점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동짓날이라는 아주 훌륭한 도움말이 주어져 있다. 곧 현재 태양의 위치는 동짓점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자정이라는 시간 정보가 주어져 있으니, 태양은 지평선 아래 북쪽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동짓점은 그림 상의 북점과 같다. 춘분점은 동짓점으로부터 반시계방향으로 6시만큼 떨어져 있으므로, 춘분점의 위치는 서점이다.

그런데 별이 떠오르고 있다고 했으니, 별은 현재 동점에 위치해 있는 것이므로, 이 별의 적경은 12시가 된다.

이번에는 거꾸로 별의 적경으로부터 별의 위치를 찾아보자. 예를 들어, 어느 하짓날 오후 6시에 적경이 9시인 별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

하짓날이므로 태양의 위치가 하짓점이고, 오후 6시이므로 태양은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따라서 하짓점은 서점과 같고, 춘분점은 북점이 된다. 그리고 별의 적경이 9시이므로 이 별은 북점으로부터 반시계방향으로 9시만큼 떨어져 있고, 이 때 별의 위치는 남서쪽 하늘이 된다.

하지만 이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별의 적위가 표시되어 있을 경우에 이 방법으로는 정확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앞의 예에서 별의 적위가 45도라면, 이 별은 남서쪽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서쪽 하늘에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새로운 관측자의 하늘은 동쪽에서 떠서 남쪽(남중)을 거쳐 서쪽으로 지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별처럼 적위가 큰 별들은 북동쪽에서 북쪽(북중)을 거쳐 북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이 하늘로는 올바르게 표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간단하게는 남중고도를 이용하는 것이다.남중고도는 다음의 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남중고도 = 90 - 위도 + 적위

우리나라의 경우 위도는 37.5 를 쓰므로, 저 별의 남중고도는 90 - 37.5 + 45 = 97.5(도)가 된다. 다시 말해서 남중고도가 관측자의 천정(고도 90도)을 넘어서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별은 관측자의 남쪽 하늘에는 나타나지 않고, 북쪽 하늘에만 나타난다. 결국 남중고도를 계산했을 때 남중고도가 90도보다 큰 별들은 남쪽 하늘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되고, 남쪽을 북쪽으로 바꾸면 별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의 별은 관측자의 하늘에서 남서쪽 하늘에 있는 것으로 나왔으나, 남중고도가 90도가 크므로, 남쪽을 북쪽으로 바꾸면 북서쪽 하늘에 있는 것이다.

사실 더 정확히는 별이 동서 기준선을 통과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남쪽 하늘인지 북쪽 하늘인지 판단해야 하지만, 이를 계산하는 것은 꽤나 어렵다. 따라서 남중고도만을 고려해서 판단하는 것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별의 적경과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간단히 정리하면,


  1. 위치가 알려진 별을 찾거나 현재 시간으로부터 태양의 위치를 찾는다.
  2. 항성시나 절기를 통해서 춘분점을 찾는다.
  3. 별의 적경으로부터 위치를 찾거나, 별의 위치로부터 적경을 계산한다.

이 방법과 새로운 관측자 하늘을 이용하면 상당히 쉽게 별의 적경과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아울러 이 방법은 이외에도 천체의 뜨고 지는 시간을 찾아내는 문제나, 천체의 위상과 관련된 문제를 풀이하는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스스로 적용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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